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낼 생각없는 동인지 한 문단 샘딘 본문

여름날 나는 늘 천국이 아니고/2.5D

낼 생각없는 동인지 한 문단 샘딘

래아 라온제나 2015. 2. 20. 00:59

 

역시 오메가버스 주의

 

아, 사랑하는 나의 형. 같은 뱃가죽을 찢어 나와, 지랄 같은 불길에 휩쓸려 어린 아이의 몸으로 더 어린 아이를 안아 들었던 사랑스러운 형. 열기가 묻은 잠옷을 여린 손으로 꼭 잡고, 위로 받아야 할 그 때에, 조그마한 아기에게 괜찮다고 속삭여주기 바빴던 사랑스러운 형. 이제는 코끝에서 희미해진 지 오래인 저주 받은 뜨거운 향에 맨 정신으로 집어삼켜지면서도, 저보다 단단한 등을 끌어안고 울음소리를 꾹 참았던 저의 형. 운명은 왜 그리 우리를 죽이고 싶어 안달이 났을까. 더러운 냄새를 풍기는 썩어빠진 감정 하나, 그것을 숨길 곳을 찾기 위해 가슴을 찢어낸 바람에 지독한 흉터가 남아있음에도, 온 몸의 핏물을 전부 쏟아내어야 놓아주겠다는 듯.

 

죽어버릴지도 몰라. 죽여 버릴지도 몰라. 오늘 밤은 또 어떤 알파와 몸을 섞으려고 그렇게 속살을 비추던 거야. 그런 표정은 지옥에서 배워왔어? 향을 꽃잎 떨어뜨리는 것처럼 풍기면서, 사람을 그리도 애태우고,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얼굴로 나가버리면 모든 걸 다 아는 남은 이는 무얼 하며 시간을 보내야 하는 건가. 낡고 초라한 매트리스를 축축하게 적시며 더 해달라고 애원하는 목소리를 생각해야 하나, 지나친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속에서 끓던 부끄러운 천성을 내보이는 몸을 생각해야 하나. 천진하게 휜 다리가 허리를 감싸겠지. 형은 그러기 위해 가장 알맞은 몸을 가지고 태어났으니.

 

어린 동생을 돌보는 것에 최선을 다했던 형은 그 역할에 너무도 충실한 나머지 제 본능이 가여운 아기에게 각인되었다는 걸 모를 거야. 스멀스멀 작은 등을 타고 기어오르던 부드러운 향기는 인형의 털 대신 형의 머리카락을 만지고 싶게끔 했는데, 떨어진 얇은 꽃잎을 주우며 저 몸을 제가 쑤시고 싶어 견딜 수 없게끔 하였는데. 나는 형이 내가 알파가 되던 날, 나와 몸을 섞었던 하루를 기억해. 제발 잊어달라고 빌었지만, 우리를 가르는 운명 그대로, 나는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며 살아왔어. 그리고 형은, 제가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르는 눈치 없는 딘 윈체스터는 제 알파가 누군지도 모르고 다른 알파와 자고 있어. 화가 나 견딜 수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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